HOME
물생활
일상생활
개발

물생활/물생활 기록

격리항에 있던 코리도라스 물맞댐하기 (셀프 제작 물맞댐 키트)

듀비양 2024. 3. 4. 10:44

격리항에 외롭게 있던 코리도라스 유어
격리항에 외롭게 있던 코리도라스 유어

모든 물고기들이 항상 건강하게 지내주면 좋겠지만, 매우 어려운일인것 같다.

복수병과 솔방울병 증상을 보이던 화이트팬더 코리도라스 유어 한 마리가 몇 달전부터 작은 격리항에서 지내고 있었다.

다행히 식욕이 왕성해서 네오테라 약밥을 잘 먹으며 살아남았다.

약욕도 중간중간 해 주고 물은 매일 수돗물 100%로 갈아주면서  보살펴 온게 약 3개월 되는 것 같다.

도저히 차도가 없고 발색만 심하게 빠져서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는데, 어느날 부턴가 올라와있던 비늘이 슥 내려가고, 튀어나올것 같은 눈도 다른 코리들의 수준으로 자리를 다시 잡았다.

먹이반응은 아직도 좋고 가끔 격리항 속을 혼자 휘젓고 다닌다.

 

모든 물고기가 이렇게 긴 치료를 견뎌줬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치료를 잘 견뎌주었고, 발색 등의 전체적인 상태가 완전히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항생제 약밥 치료를 너무 오래 진행했기에 더 이상의 치료는 힘들겠다 싶었다.

따라서 격리항에 있는 환자 코리를 물맞댐 시켜주고, 본 항에 돌려보내주기로 했다.

 

물맞댐 준비

물맞댐 준비는 새 물고기 친구들을 데려왔을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만 따뜻한 격리항에서 지내고 있었기에, 생물봉투를 본 항에 띄워놓는 온도맞댐 없이 히터로 온도만 맞춰둔 상태에서 수질맞댐만 진행했다.

 

셀프 물맞댐 키트 준비물은 에어 호스, 콩돌, 에어 호스 연결용 조절기, 작은 주사기(없어도 됨)이다.

셀프 물맞댐 키트 제작

에어호스와 콩돌 연결

먼저 에어호스와 콩돌을 연결 시킨 후, 콩돌이 있는 쪽을 본 항에 입수시킨다.

에어호스 중간에 조절기 설치
에어호스 중간에 조절기 설치

에어호스 중간에 에어량 조절기도 설치해준다. 에어호스 끄트머리에 설치해줘도 된다.

나는 호스 길이가 짧아서 중간에 설치했다.

원래 콩돌이나 여과기 설치할 때 사용하는 건데, 여기서는 물맞댐 키트의 출수량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한다.

저런 형태보다 쇠로 된 조절기가 더 사용하기 편한데, 집에 남는 게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사진 상의 조절기를 사용했다.

격리항에 있던 물 1L
격리항에 있던 물 1L

 2L 비커에 격리항에 있던 물을 채워준다.

나는 1L정도 채워주었고, 비커 안에 작은 히터기도 같이 넣어주었다.

물맞댐하는 동안 물 온도가 떨어지는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에어호스의 공기를 주사기로 빼기
에어호스의 공기를 주사기로 빼기

에어호스에서 콩돌을 설치한 반대쪽에 바늘 없는 주사기를 꽂고 주사기를 땡긴다.

주사기가 없다면 입으로 빨아드리면 된다. 어항 물 조금 먹을 수도 있다.

공기를 빼주면 호스를 타고 어항 물이 들어오게된다.

지저분한 모습
지저분한 모습

치어통의 콩돌에 연결된 에어호스에, 다른 어항 용품들이 여러가지 끄집어져 내어있으니 매우 지저분하다.

일단은 콩돌 - 에어호스 - 조절기 - 에어호스 - 비커 순으로 위에서 아래로 배치되어있다.

온도 스윙이 일어나는지 체크하기 위해 온도계도 넣어놓고 수시로 체크했다. 

 

물맞댐 진행하기

비커에 설치한 에어호스
비커에 설치한 에어호스

물맞댐 하는 물고기가 들어있는 비커에 에어호스 끄트머리를 빨래집게로 고정시켜줬다.

물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중
물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맞댐 키트
물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맞댐 키트

물이 방울방울 떨어질 수 있도록 조절기로 출수량을 조절해준다.

너무 빠르면 스윙때문에 물고기가 힘들어할 수 있고, 느리면 물맞댐이 너무 한참걸리니 원래의 물 양을 생각해서 출수량을 조절하는게 중요하다.

물론 나도 그게 어려워서 물맞댐을 4시간을 했다.

저렇게 방울방울 떨어지니 너무 한참 걸렸다.

 

물맞댐 마무리 후 본 항에 물고기 돌려보내기

어항물이 600ml 찬 비커
어항물이 600ml 찬 비커

4시간이 걸려서 600ml가 찼다.

2L까지 차고 나서 돌려보내는게 목표였는데, 내가 출수량 조절을 잘못해서 4시간 동안 600ml밖에 차지 않았다.

일단 물맞댐을 오래 진행했고, 시간이 너무 늦어서 격리항에서 혼자 오랫동안 지내던 코리도라스 유어를 이 상태로 본항에 돌려보내기로 했다.

맹한 눈의 화이트팬더 코리도라스 유어
맹한 눈의 화이트팬더 코리도라스 유어

위에서 올려다보니 붓기가 빠진 모습이 확연히 눈에 띈다.

아가미쪽 비늘과 몸 중간중간의 비늘이 모두 올라와서 과연 나을 수 있을까 걱정스러울 정도였는데 갑자기 이렇게 나아줘서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맨날 100%씩 환수당하고, 너무 고생이 많았던 녀석이다.

히터와 물맞댐 키트를 모두 철거하고 뜰채를 이용해서 본항에 돌려보내줬다.

힘이 넘쳐나는지 여전히 엄청나게 반항을 하며 도망다녀서, 잡기가 매우 힘들었다.

풀이 잔뜩 죽은 녀석
풀이 잔뜩 죽은 녀석

본항에 돌려보내고 나서도 몇 분동안 계속 관찰했다.

본항에 들어간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등지느러미를 잔뜩 내리고 풀이 죽어 있었다.

자고 일어났을 때 적응 못한 녀석이 뒤집어져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많이 되었다.

 

다음 날 자고 일어나서 바로 관찰했더니.. 물살타고 놀고 있었다.

밥도 잘 먹는 것 같다.

오랜 치료기간을 견뎠기에 같이 태어나고 자란 형제들보다 덩치가 많이 작다.

그래도 지금껏 그래왔던 것 처럼 용감하게 밥 잘 먹고, 발색도 회복시켜줬으면 좋겠다.

물생활하면서 갑자기 찾아오는 질병이 너무 어려웠고, 지금도 그러한데, 나에게 뿌듯함을 느껴주게 해준 녀석에게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